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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보안: 데이터 마이닝에 관한 소고
by 신영진(YoungJin Shin), codewiz at gmail.com, @codemaruhttp://www.jiniya.net

요즘 게임 보안 업계에 부는 바람 중에 하나가 데이터 마이닝이다. 빅데이터와 클라우드같은 요즘 가장 핫한 키워드와 어느 정도 관련성을 가지고 있기도 하고 학계에서 몇 해 전부터 꾸준히 밀고 있는 방법이기도 해서 업계의 조명을 한몸에 받고 있다.

그렇다면 데이터 마이닝 과연 효과적일까? 사실 난 현재 수준의 데이터 마이닝에 대해서는 조금 회의적이다. 지난 글에서도 밝힌 것처럼 지금 시도하는 내지는 주장되는 데이터 마이닝이라는 기법은 그 태생적인 한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요즘 게임 업계에서는 마치 기존 게임 보안 솔루션보다는 데이터 마이닝 쪽의 접근이 훨씬 더 근본적인 문제 해결 방법이라는 인식을 가지는 것 같아서 몇 가지 생각을 좀 덧붙여 보려고 한다.

#0. 비용
엔씨소프트의 경우 리니지, 아이온, 블소와 같은 게임 로그 데이터가 하루에 2-3TB 가량이 쌓이고, 이를 2개월 가량 저장할 수 있는 데이터 마이닝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한다. 이 시스템을 통해서 오토나 작업장 같은 부정 행위를 저지르는 사용자들을 색출해 내고 있다고 한다. 2-3TB를 60일 저장할 수 있다면 그것만해도 180TB의 저장 공간이 필요하다. 오류 등을 생각한다면 더 큰 저장 공간이 필요할 것이다. 이를 안정적으로 저장하고 관리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일만해도 보통이 아니다.

하지만 문제는 데이터 저장이 아니다. 그 저장된 자료에서 의미있는 데이터를 뽑아내는 과정이 또 보통이 아니다. 오픈 소스 플랫폼을 사용해서 구축했다고 하는데 관련 분야의 인력이 부족한 실정을 고려해 본다면 결국 데이터 마이닝 시스템을 구축하는데에는 생각보다 많은 비용이 든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게다가 아직까지는 게임 데이터를 마이닝하기 위한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는 업체도 없기 때문에 바닥부터 모든 것을 직접 다 만들어야 한다.

이쯤되면 결론이 나온다. 선도적인 업체에서 투자적인 목적, 내지는 훨씬 더 높은 수준의 사용자 감시 체계를 만들고 싶은 때에는 유효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대다수 게임 업체제에서는 비용적인 측면 때문에 도입 자체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1. 속도
데이터 마이닝, 말만 들으면 뭔가 우아하고 근사해 보인다. 하지만 이 데이터 마이닝이 힘들 발휘하려면 결국 데이터가 쌓여야 한다. 데이터가 없으면 이 시스템은 그냥 깡통이다. 데이터가 쌓여야 한다는 말은 다르게 설명하면 플레이어가 시스템 기준치에 부합하는 부정 행위를 지속적으로 저질러 주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렇게 상당한 시간동안 시스템의 감시망에 부합하는 부정 행위를 저지르면 그 윤곽이 마이닝 결과를 토대로 드러나게 되고 그 사용자에 대한 제재를 할 수 있다. 현재 데이터 마이닝 시스템은 속도가 느리고, 그마저도 아주 느린 사후 대응을 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데이터 마이닝을 사용하는 업체들이 가지는 유일한 제재권은 계정 블럭이다. 계정 블럭도 좀 생각을 해 볼 필요가 있다. 크게 게임 결제 방식에 따라 두 가지로 나뉜다. 부분 유료화 게임과 계정비를 받는 정액제 게임이다.

부분 유료화 게임의 경우 계정 블럭은 아무런 효용가치도 없다. 다시 계정을 생성하면 그만이다. 이 경우에 다시 세부적으로 나뉘게 되는데 우리 나라처럼 주민 번호라는 희소화된 식별 체계를 가진 경우에는 그나마 다행이다. 하지만 이런 체계를 가진 해외 국가는 거의 없다. 따라서 국내에서 계정 블럭을 사용할 수 있더라도 해외에서는 이를 사용하기가 쉽지는 않다. 물론 XIGNCODE3 와 같은 요즘 게임 보안 솔루션의 경우에는 이런 계정 블럭을 도와줄 수 있는 보조 수단들을 제공하고 있다. 그런 기능을 이용하면 좀 더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지만 부정 행위를 저지르는 시점에 차단할 수 없다는 근본적인 문제점은 여전히 존재한다.

다음으로 유료 게임이 있다. 유로 게임의 경우 계정 블럭이 의미하는 바는 블럭 당하는 사용자가 계정비를 날리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즉, 그 계정비 만큼의 손해가 얼마나 큰지가 이 시스템이 유용성을 판단하는 근거가 된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런 해킹 행위가 벌어지는 인기있는 유료 게임의 경우 계정비가 해킹을 시도하는 사용자 입장에서 의미있는 페널티가 되지 못한다. 실례로 부정 행위를 식별하는데 2일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가정 해보자. 그렇다면 이 2일의 시간동안 그 부정행위를 저지르는 사용자가 계정비 이상의 이익을 해킹을 통해서 창줄할 수 있다면 지속적으로 부정 행위를 저지를 수 있는 구조가 된다.

결국 여기서 중요한 쟁점은 ROE다. 안타깝게도 부정 행위를 색출해기 위해서 걸리는 시간 동안에 작업장에서는 그 계정비를 회수하고도 남는 만큼의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경우가 많다. 만약 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없다고 판단되면 작업장이나 해커는 사라진다. 그런데 진짜 정말 안타깝게도 그들이 사라지는 이유는 데이터 마이닝 시스템이 제공하는 계정비 + 캐릭 성장 비용 때문이 아니라 해당 게임의 인기가 시들해졌거나 작업장 과다 경쟁으로 아이템 가격이 지나치게 떨어진 경우가 대부분이다.

#2. 판단 기준
한 플레이어가 게임에서 한 시간내에 연달아 100번의 승리를 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 하다고 생각해보자. 게임 업체는 이를 토대로 기준을 세운다. 마이닝 시스템에서 한 시간내에 연달아 100번의 승리를 한 사용자를 찾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모든 기준은 정상 사용자가 우연찮게 해낼수도 있기 때문에 게임 업체는 여기에다 허용 오차를 추가한다. 즉, 초범이라던지 어쩌다 한 번인 경우는 패스시켜준다는 의미다. 그걸 넘어서 지속적으로 한 경우에는 실질적인 계정 블럭을 시킨다.

말만 들으면 그럴듯 해 보인다. 하지만 말만 들었을 때 이야기다. 해커들이 어떻게 할 것 같은가? 영원히 저 룰을 못찾아서 방황하면서 모든 계정을 다 블럭당할까? 절때 아니다. 99번의 승리만 가져가면 잡히자 않는다는 것이 순식간에 퍼진다. 이걸 찾는데 아주 오랜 시간이 걸릴 것 같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생각보다 아주 손쉽게 발견된다. 심지어는 해커가 그걸 찾으려는 시도를 하지 않음에도 밝혀진다. 바로 사용자에 의해서 말이다. 인기있는 게임의 경우에는 해킹툴 사용자도 광범위하게 퍼져있고 그 사용자들은 제각각 다른 방식으로 해킹툴을 사용한다. 따라서 이런 집단 지성이 모이게 되면 모호할 것 같았던 게임사의 제재 룰도 연립 방정식이 풀리는 것처럼 손쉽게 단 하나의 해가 밝혀진다. 여기에 사람 심리가 더해지면 정보 공유 속도는 더 빨라진다. 해킹툴 사용자 중에 계정 블럭을 당하지 않은 사용자가 있다면 그걸 자랑하고 싶어하는 사람 심리가 생긴다. 마치 대단한 비밀을 알고 있는 것처럼 게시판에서 자랑질을 하게 되도, 그걸 또 증명하기 위해서 소수 사람들과 공유한다. 여기까지 가면 이미 모든 사람이 그 방법을 알게되는 것이나 다름 없다.

다시 돌아가보자. 게임 업체가 그래서 기준을 조정했다. 90번으로 줄이고 허용 오차도 좀 더 늘리도록 했다. 이번에도 해커는 기준치를 찾는다. 다시 조정한다. 70번에 허용 오차를 왕창 늘린다. 당연히 이번에도 찾는다. 그렇게 기준을 조정하다 보면 어느 순간에는 아주 일반적인 플레이어들이 심심치 않게 해낼 수 있는 수준까지 낮아진다. 마이닝 결과에 노이즈가 너무 많이 섞이고, 결국 데이터는 쓸모없게 되는 구조다.

#3. 치명적인 마이너리티 리포트
오진은 항상 문제다. 근데 이게 데이터 마이닝에서는 더 치명적이다. 예를들어 사소한 게임 보안 제품의 오진 같은 경우에는 정상적인 사용자의 경우에 다른 컴퓨터를 사용하거나 컴퓨터를 포맷하거나 하는 형태로 플레이를 이어갈 수 있다. 하지만 데이터 마이닝의 결과로 계정 블럭을 당하게 된다면 그 페널티는 엄청나다. 물론 사용자가 소명 절차를 걸쳐서 계정을 다시 복구할 수도 있겠지만 대다수 사용자는 그렇게 하지 않는다. 여기에는 사람의 감정적인 요인이 더 많이 작용하는데 정상적인 나를 이렇게 영구정지 시킨 게임을 내가 돈내고 해야 하는 이유를 찾을 수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 심리 때문이다.

데이터 마이닝을 통한 계정 블럭은 진짜 최후의 수단이며 사용하지 않는 편히 오히려 게임 동접 건전성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해커는 계정 블럭을 당해도 바로 새로운 계정으로 해킹을 이어갈 것이고, 정상 사용자는 사람 심리 때문에 그 게임을 떠날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오토만 남아 있다가 그마저도 블랙 마켓이 힘을 잃는 순간 게임 속에는 아무도 없는 처참한 현실이 도래할 수 있다. 실제로 작년 하루에 2-3만 개씩의 오토 사용자를 색출해 낸다는 패기를 보여준 온라인 게임이 있었다. 하지만 패기는 패기로 끝난 것 같다. 오픈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인기가 시들해졌기 때문이다.

#4. 데이터 마이닝 그럼 쓸모 없을까?
약점들을 이야기 했지만 현재 수준의 데이터 마이닝도 완전히 쓸모 없지는 않다. 데이터 마이닝 시스템의 가장 큰 장점인 알려지지 않은 해킹툴에 대해서 높은 대응력을 구축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마이닝 시스템을 페널티 없이 모니터링 용도로만 사용하더라도 의미가 있다는 말이다. 어느 정도의 해킹툴 사용자가 존재하는지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은 천지 차이기 때문이다. 또 그 사용자의 시스템을 좀 더 집중적으로 분석 한다면 알려지지 않은 해킹툴의 실체에 대해서 판단할 수 있고, 더 나아가서는 모니터링 단계에서 색출한 사용자에 대해선 일반적인 경우와 다른 높은 수준의 보안 정책을 제공할 수도 있다.

몇해전 우리가 야심차게 진행했다가 포기한 내용 중에 하나가 화이트 기반 정책이 있다. 세상의 모든 깨끗한 바이너리 파일이 웰비아닷컴을 통하도록 만들자는 계획으로 야심차게 진행했지만 게임 업체들의 이해 관계와 깨끗한 바이너리 파일이 우리가 당초 예상한 것보다 너무 많다는 이유 때문에 결국 우리는 방향을 틀었다. 하지만 제한된 환경에서는 이런 것들이 의미있을 수 있다. 일례로 최근에 우리는 서비스하고 있는 게임 퍼블리셔로부터 온라인 게임 대회 서버에만 좀 더 높은 수준의 보안 정책을 유지할 수 있냐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대회 서버에는 제한된 사용자가 참여하고 악성코드와 같은 엉뚱한 것들을 허용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화이트 정책을 사용하기에 안성 맞춤이다. 마찬가지로 데이터 마이닝 시스템의 결과물을 게임 보안 솔루션에 접목한다면 좀 더 효과적인 페널티 정책과 함께 높은 수준의 게임 보안 서비스를 유지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세상은 0.1%의 프론티어와 0.9%의 동조자들 그리고 99%의 잉여로 돌아간다고 한다. 그러니 쓸모에 관계없이 여유 있는 게임 업체라면 이러한 방향의 연구를 지속적으로 수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래야 지금의 우리는 아닐지 몰라도 우리의 자식 세대, 내지는 입는 컴퓨터를 초딩때부터 착용할 자식의 자식 세대에는 보다 유쾌하고 공정한 온라인 게임 환경을 접할 수 있을테니 말이다.

덧) XIGNCODE3 개발팀에서는 기존 방식과는 다른 데이터 마이닝과 같은 대안적 게임 보안 솔루션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습니다. 이런 백엔드 시스템 구축에 관심이 있거나 경험이 있는 분, 파이썬을 다룰줄 알고 웹 프로그래밍을 어느 정도 할 수 있는 분을 찾고 있습니다. 적어놓고 보니 뭐 맥가이버군요. 작은 회사들이 찾는 사람이 다 그렇겠지만 ㅠㅜ~ 어쨌든 이런 일들에 관심 있으신 분들은 codewiz at wellbia.com으로 연락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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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판은 하루 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XIGNCODE3는 여러분의 게임을 공정하게 만드는 가장 손쉬운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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